AI가 만드는 것의 대부분은 콘텐츠다: 그 전기와 물은 누가 내나
AI 산출물에서 가장 큰 몫은 서비스도 연구도 아닌 콘텐츠다. 창작의 자유에 드는 전기와 물을 누가 내는지, 미래 세대를 위한 수위를 따진다.

핵심 요약
- AI가 만들어 내는 것 가운데 가장 큰 몫은 서비스도, 이론과 연구도, 제품도 아니다. 글과 그림과 영상, 곧 콘텐츠다. 챗GPT 메시지의 70퍼센트 이상이 업무 밖 용도이고(NBER), 클로드 대화의 약 3분의 1은 문서와 발표 자료 같은 글 산출물을, 약 6분의 1만이 코드를 만든다(Anthropic).
- 그 콘텐츠에 드는 전기와 물의 값은 만드는 사람이 다 내지 않는다. 생성 한 번의 비용은 요금에 일부만 반영되고, 나머지는 데이터센터 지역의 전기요금과 수도로 번진다. 2035년까지 국내에 들어설 데이터센터 350곳 중 134곳, 38퍼센트는 지금의 물 공급으로 냉각수를 감당하기 어렵다(국민일보).
- 이 글의 관점: 만들 자유는 지켜야 하지만 공짜여서는 안 된다. 미래 세대에게 남겨야 할 것은 금지가 아니라 값을 보이게 하는 습관이다. 생성 한 번의 전기와 물을 표시하고, 만든 사람이 그 값을 내는 것이 적절한 수위다.
AI가 만들어 내는 것을 다섯으로 나눠 보자. 서비스, 콘텐츠, 이론과 연구, 제품, 데이터. 이 가운데 양이 가장 많은 것은 무엇일까. 발표 자료에 오르는 것은 신약 후보와 코드와 에이전트지만, 실제로 매일 쏟아지는 것은 글과 그림과 영상이다. 이 글은 그 비율을 숫자로 확인한 뒤, 그 콘텐츠를 만드는 자유에 드는 전기와 물을 누가 내고 있는지,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해 어디까지가 적절한 수위인지를 묻는다.
무엇이 가장 많은가: 산출물의 비율
AI 회사가 자기 서비스의 사용 내역을 분류해 공개한 자료가 둘 있다. 측정 방식이 달라 직접 비교는 안 되지만, 방향은 같다.
| 자료 | 측정 대상 | 결과 |
|---|---|---|
| OpenAI·NBER 논문 (2022.11~2025.7) | 챗GPT 소비자 메시지 | 업무 밖 용도가 53퍼센트에서 70퍼센트 이상으로 증가. 실용 조언·정보 탐색·글쓰기가 전체의 80퍼센트 가까이. 코딩과 자기표현은 작은 몫 |
| Anthropic 경제 지수 (2026.4~6) | 클로드 대화가 만든 산출물 | 대화의 93퍼센트가 산출물을 냄. 설명 17퍼센트, 문서·보고서 15퍼센트, 안내 11퍼센트. 글 산출물이 약 3분의 1, 코드와 기술 작업은 약 6분의 1 |
| Anthropic 경제 지수, 창작 글 | 창작 글을 만든 대화 | 80퍼센트 이상이 개인 용도. 팬픽션, 세계관 설정, 시가 대부분 |
출처: NBER, Anthropic. 두 자료 모두 회사가 자사 데이터를 분류한 것이며, 챗봇 사용만 다룬다. 이미지·영상 생성 서비스는 포함되지 않는다.
챗봇만 봐도 코드보다 글이 두 배다. 여기에 이미지와 영상, 음악 생성을 더하면 콘텐츠의 몫은 더 커진다. 음악 서비스 디저에는 하루 약 9만 곡의 AI 생성곡이 올라와 신규 업로드의 절반을 넘는다(Deezer). 반면 신약 후보나 물리 제품처럼 AI가 "연구"와 "제품"을 만든 사례는 건수로 세면 아주 적다. 중요도와 양은 다른 문제다. 양으로는 콘텐츠가 압도적이고, 그 콘텐츠의 대부분은 업무가 아니라 개인의 즐거움과 표현을 위한 것이다.
콘텐츠 한 편의 값
콘텐츠는 종류에 따라 비용의 자릿수가 다르다. 구글이 밝힌 제미나이 글 답변 한 번은 0.24와트시에 물 0.26밀리리터이고(Google), 허깅페이스 연구진이 공개 모델로 잰 720p 5초 영상 한 편은 90.5~415.1와트시다(Hugging Face). 두 수치는 측정 범위가 달라 자릿수 비교로만 읽어야 하며, 글·이미지·영상별 전력과 물, 요금의 자세한 표는 AI 슬롭의 자원 비용을 다룬 글에 정리했다.
글 한 줄은 거의 공짜에 가깝다. 영상 한 편은 글 답변 수백 번에서 천 번이 넘는다. 그리고 사람들은 영상을 한 번에 뽑지 않는다. 마음에 들 때까지 다시 뽑는다. IEA는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24년 약 415테라와트시에서 2030년 약 945테라와트시로 늘고, 그 순증가분의 거의 절반을 AI 서버가 차지할 것으로 본다(IEA). 그중 오락용 생성이 얼마인지는 어느 회사도 공개하지 않았다.
누가 내는가: 요금과 요금 밖
만드는 사람은 구독료나 크레딧을 낸다. 그러나 그것이 비용의 전부는 아니다. 비용은 세 갈래로 흩어진다.
| 비용이 가는 곳 | 어떻게 | 근거 |
|---|---|---|
| 만드는 사람 | 구독료, 크레딧, 초 단위 요금 | 영상 생성 서비스의 요금표 |
| AI 회사와 투자자 | 요금이 원가를 못 미치는 무료 한도와 적자 | 소라가 무료 한도를 줄이고 반년 만에 닫힌 것이 한 예 |
| 데이터센터 지역 주민 | 전력 시장의 용량 요금, 수도 여유분, 전력망 보강비 | 미국 PJM 용량 가격 10배 상승, 국내 물 부족 지역 134곳 |
PRISM AGENDA 정리. 근거: Rutgers, 국민일보, 디지털데일리.
셋째 줄을 자세히 본다. 미국 동부 전력 시장 PJM의 용량 경매 가격은 한 해 사이 메가와트·일당 28.92달러에서 269.92달러로 뛰었다. 다만 이 비용이 가정 요금에 얼마나 닿았는지는 아직 작다. 럿거스대 연구진이 24개 주의 데이터센터 인근 가구를 분석한 결과 월 전기요금 변화는 약 2달러 안팎으로, 통계적으로 뚜렷하지 않았다(Rutgers). 연구진의 표현대로 "아직은 대체로 아니다"이고, 용량 비용은 몇 년에 걸쳐 소매 요금에 스며든다.
한국은 사정이 다르다. 데이터센터는 산업용이 아니라 일반용 요금을 적용받는데, 이 단가는 2021년 킬로와트시당 128.47원에서 2025년 말 172.99원으로 4년 사이 약 35퍼센트 올랐다. 정부가 두 차례 약속한 데이터센터 전용 요금제는 아직 설계안이 없다(디지털데일리). 전용 요금이 없다는 것은 데이터센터의 비용이 같은 요금 체계 안의 다른 사용자와 뒤섞여 있다는 뜻이다.
물은 더 직접적이다. 국민일보가 2035년까지 가동을 희망하는 데이터센터 350곳을 국가수도기본계획과 대조한 결과, 134곳(38퍼센트)은 현재 물 공급량으로 냉각수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14개 지자체는 데이터센터 때문에 "여유"에서 "부족"으로 바뀌었고, 전남 장성에서는 데이터센터 3곳의 냉각수 수요가 하루 1만 톤 이상인데 2035년 주민 생활용수 여유분은 하루 1,257톤으로 추산됐다(국민일보). 서울에서 영상을 뽑는 사람의 요금에 장성의 물값은 들어 있지 않다.
인간에게 무엇이 달라지는가
창작의 비용이 창작자에게서 분리된다. 그림을 그리던 시절의 비용은 물감과 시간이었고 그리는 사람이 냈다. 지금은 생성 한 번의 비용이 구독료, 회사의 적자, 남의 동네 전기와 물로 나뉜다. 만드는 사람은 자기가 무엇을 쓰는지 모르고, 내는 사람은 자기가 무엇을 위해 내는지 모른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비용을 다룬 글에서 본 구조가 개인의 취미까지 내려온 것이다.
즐거움이 지역 문제가 된다. 데이터센터는 수도권에 몰리고, 전력과 물의 한계 때문에 지방으로 밀려난다. 영상을 보는 사람은 도시에 있고, 냉각탑은 농촌에 선다. 2035년의 물 부족 지도는 이 어긋남을 미리 보여 준다.
다음 세대가 물려받는 것은 콘텐츠가 아니라 청구서다. AI가 만든 팬픽션과 밈과 5초 영상은 대부분 보관할 가치 없이 사라진다. 그러나 그것을 만드느라 지은 발전소와 송전선, 끌어다 쓴 지하수는 남는다. 한국의 소버린 AI를 다룬 글에서 본 것처럼 전력과 물은 AI 자립의 밑천이기도 하다. 그 밑천을 오락에 먼저 쓰면 연구와 제품에 쓸 몫이 준다.
반론과 불확실성
첫째, 비율 자료는 챗봇 둘뿐이다. 이미지·영상 생성 서비스의 사용 분류는 공개된 것이 없고, 기업 API 사용은 코드와 데이터 처리의 비중이 훨씬 클 것이다. "콘텐츠가 가장 많다"는 판단은 소비자 사용에 대해서만 근거가 있다.
둘째, 콘텐츠의 전력은 총량에서 작을 수 있다. 글 답변 한 번은 0.24와트시이고, 효율은 해마다 좋아진다. 데이터센터 전력의 대부분은 학습과 기업 업무에 쓰인다는 반론이 가능하다. 다만 영상 생성이 늘수록 이 반론은 약해진다.
셋째, 가정 요금 영향은 아직 작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측정이다. 럿거스대 연구는 통계적으로 뚜렷한 상승을 찾지 못했다. 데이터센터가 요금을 올린다는 주장과 올리지 않는다는 업계 보고서가 함께 있고, 어느 쪽도 긴 기간을 다루지 못했다.
넷째, 물 부족 전망은 조사 보도의 추산이며 지자체와 사업자의 냉각 방식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물을 덜 쓰는 냉각이 표준이 되면 134곳이라는 숫자는 줄어든다.
PRISM AGENDA의 시각: 미래 세대를 위한 수위
나는 AI가 만드는 것의 대부분이 콘텐츠라고 봤고, 숫자는 그 짐작을 뒷받침한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은 늘 놀이에 자원을 써 왔고,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 자유는 AI 시대에 더 넓어져야 한다. 내가 문제로 보는 것은 자유가 아니라 값이 보이지 않는 자유다. 생성 한 번이 공짜처럼 보이면 사람은 필요한 만큼이 아니라 가능한 만큼 만든다. 그 차이가 장성의 물이 되고 PJM의 용량 요금이 된다.
미래 세대를 위해 우리가 챙겨야 할 덕목은 금욕이 아니라 정직한 가격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세 가지면 된다. 첫째, 공개. 생성 한 번의 전기와 물을 회사가 표시한다. 구글이 글 답변에서 한 일을 영상과 음악에서도 한다. 둘째, 부담. 데이터센터는 자기가 쓰는 전기와 물의 값을 전용 요금으로 내고, 그 값이 만드는 사람의 요금에 반영된다. 셋째, 한도. 무료 한도는 호의가 아니라 누군가의 비용이므로, 공짜 영상은 줄이는 것이 맞다.
적절한 수위는 이렇게 정해진다. 값을 보고도 만들고 싶은 것은 만들어도 된다. 값을 보면 만들지 않을 것을 공짜라서 만드는 일을 줄이는 것, 그것이 다음 세대에게 남겨야 할 습관이다. 창작의 자유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 자유가 남의 물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 것이다.
자주 묻는 질문
AI가 만드는 것 중 가장 많은 것은 무엇인가? 소비자 사용 기준으로는 콘텐츠, 곧 글과 이미지, 영상, 음악이다. OpenAI와 NBER의 2025년 논문에 따르면 챗GPT 메시지의 70퍼센트 이상이 업무 밖 용도이고 실용 조언·정보 탐색·글쓰기가 80퍼센트에 가깝다. Anthropic의 2026년 6월 자료에서는 클로드 대화의 약 3분의 1이 문서 같은 글을, 약 6분의 1이 코드를 만들었다. 이미지·영상 생성 서비스는 두 자료에 포함되지 않아 실제 콘텐츠 비중은 더 클 가능성이 높다.
AI 콘텐츠를 만드는 전기와 물은 누가 부담하나? 세 갈래로 나뉜다. 만드는 사람은 구독료와 크레딧을 내고, AI 회사는 무료 한도와 적자로 일부를 떠안으며, 나머지는 데이터센터가 있는 지역의 전력 시장과 수도로 번진다. 미국 PJM의 용량 경매 가격은 한 해 사이 약 10배 올랐지만 가정 요금에는 아직 뚜렷이 닿지 않았고, 한국은 데이터센터 전용 전기요금이 없어 비용이 일반용 요금 체계 안에 섞여 있다.
미래 세대를 위해 AI 사용을 줄여야 하나? 줄이는 것보다 값을 보이게 하는 것이 먼저다. 생성 한 번의 전기와 물을 표시하고, 데이터센터가 전용 요금으로 자기 비용을 내며, 무료 한도를 줄이면 사람들은 스스로 필요한 만큼만 만든다. 금지는 창작의 자유를 해치지만, 정직한 가격은 자유를 지키면서 낭비를 줄인다.
다음 질문
- 생성 비용 표시제: 영상 한 편의 전기와 물을 화면에 띄우면 사용량은 실제로 줄어드는가.
- 데이터센터 전용 요금: 전용 요금이 생기면 그 값은 구독료로 얼마나 돌아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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