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예측 · 14 min read

맥킨지 2035 AI 일자리 보고서: 일자리보다 이동이 문제다

맥킨지는 AI로 2035년까지 미국 노동자 1,100만 명이 직업을 바꿔야 한다고 봤다. 문제는 일자리 수가 아니라 옮겨 갈 길이다.

머스터드 오커 듀오톤 동판화풍 옛 강가에서 짐을 든 사무원·점원·마부들이 기다리고, 끊긴 다리들 사이로 코발트빛으로 빛나는 다리 하나만 병원과 공사장이 있는 건너편에 닿은 팝아트 판화

핵심 요약

  • 맥킨지 글로벌연구소(MGI)는 2026년 9월 말 낸 보고서에서 AI와 자동화로 2035년까지 미국 노동자 약 1,100만 명(노동력의 약 7%)이 지금 직업을 완전히 떠나야 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범위는 600만~1,600만 명이다(CNN·포춘 보도).
  • 일자리 총량은 부족하지 않다. 자동화로 줄어드는 노동 수요는 약 3,600만 개, 성장으로 생기는 수요는 약 4,000만 개다. 보고서는 "앞으로 10년의 과제는 희소가 아니라 이동"이라고 요약했다.
  • 옮겨 갈 길은 좁다. 직업을 떠나야 하는 사람 7명 중 1명만 재교육이 적고 임금이 비슷한 성장 직업으로 바로 갈 수 있고, 성장 직업의 약 85%는 자격증을, 약 76%는 현장 출근을 요구한다(포춘, 2026.10.3).

창구 직원, 계산원, 물류 창고 작업자가 같은 날 해고 통지를 받는다고 해 보자. 같은 도시의 병원은 간호 인력을 못 구하고, 공사 현장은 전기 기술자를 기다린다. 일자리는 있다. 그런데 계산원이 내일 병원에 출근할 수는 없다. 자격증이 없고, 병원은 다른 도시에 있고, 첫 월급은 지금보다 적다.

맥킨지 글로벌연구소가 9월 말 내놓은 미국 노동시장 전망은 이 장면을 숫자로 옮긴 보고서다. AI가 일자리를 얼마나 없애는지는 이제 이 보고서의 주된 질문이 아니다. 2030년 직업 지도를 다룬 글이 '사라지는 일보다 바뀌는 일이 많다'고 정리했다면, 이 보고서는 그다음을 묻는다. 바뀌는 일로 사람이 실제로 건너갈 수 있는가.

무슨 일이 있었나: 1,100만 명과 7분의 1

보고서 이름과 범위. 제목은 '움직이는 노동력: 미국 미래 일자리로 가는 기술과 경로(Workforce in Motion)'이고, 미국 노동시장의 2035년까지를 다룬다. 블룸버그·CNN이 9월 29일 처음 보도했고 포춘이 10월 3일 세부 수치를 전했다. 원문은 작성 중 접속되지 않아 수치는 보도 네 곳으로 교차 확인했다.

줄어드는 수요보다 늘어나는 수요가 많다. CNN 보도에 따르면 자동화는 2035년까지 미국의 노동 수요를 약 3,600만 개 줄이고, AI 관련 분야와 경제 성장은 약 4,000만 개의 수요를 만든다. 포춘은 같은 수치를 4,100만 개로 적었다. 줄어드는 3,600만 개 가운데 약 2,500만 명분은 자기 산업이 커지면서 같은 직업에 남을 수 있다. 보고서는 2035년 미국에 지금보다 일자리는 많고 일할 사람은 적을 것으로 봤다. 고령화 때문이다.

직업을 완전히 떠나야 하는 사람. 기본 시나리오에서 약 1,100만 명, 노동력의 약 7%가 지금 직업을 떠나야 하고, AI 도입 속도에 따라 600만~1,600만 명까지 달라진다. CNN은 같은 인원을 노동력의 6.5%로 적어 분모 기준에 차이가 있다. 이 전망은 맥킨지가 2023년에 낸 '2030년까지 1,200만 건 직업 전환' 추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동 속도가 세 배 이상 빨라져야 한다.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해마다 약 77만 명이 아예 다른 직업군으로 옮겨야 한다. 포춘은 이를 과거 평균의 약 3.6배라고 썼다. SBS Biz가 인용한 블룸버그 보도는 과거 연간 직업군 이동이 약 21만 5천 명 수준이었다고 전한다. 비슷한 속도의 이동은 팬데믹 시기인 2019~2022년(연평균 약 78만 8천 명)에 한 번 있었다.

누가 떠나고, 어디로 가야 하나. 줄어드는 쪽은 사무·행정 지원, 소매·판매, 운송·물류다. 늘어나는 쪽은 의료, 건설, 관리직이다. 저임금 노동자가 직업을 바꿔야 할 가능성은 고임금 노동자의 7.6배로 추정됐다.

가장 중요한 숫자는 7분의 1이다. 포춘 보도에 따르면 직업을 떠나야 하는 사람 가운데 재교육이 많이 필요 없고 임금이 같거나 높은 성장 직업으로 곧장 갈 수 있는 사람은 7명 중 1명뿐이다. 거의 절반은 기술 격차나 자격 요건 때문에 길이 '포장되지 않은' 상태다. 성장 직업의 약 85%는 자격증을 요구하고, 약 76%는 원격으로 할 수 없다. 병원, 건설 현장, 데이터센터가 그렇다.

항목 대상(분모) 수치 시점 출처
자동화로 줄어드는 노동 수요 미국 전체 노동 수요 약 3,600만 개 2035년까지 MGI, CNN 보도
성장으로 생기는 노동 수요 미국 전체 노동 수요 약 4,000만 개(포춘은 4,100만) 2035년까지 MGI, CNN·포춘 보도
직업을 완전히 떠나야 하는 노동자 미국 노동력 전체 약 1,100만 명(약 7%, CNN은 6.5%) 2035년까지, 기본 시나리오 MGI, 포춘·CNN 보도
위 항목의 범위 미국 노동력 전체 600만~1,600만 명 도입 속도별 시나리오 MGI, 포춘 보도
연간 직업군 이동 필요 인원 미국 노동력 전체 약 77만 명(과거 평균의 약 3.6배) 2035년까지 연평균 MGI, 포춘 보도
성장 직업으로 바로 갈 수 있는 사람 직업을 떠나야 하는 노동자(하위 집단) 7명 중 1명 기본 시나리오 MGI, 포춘 보도
길이 '포장되지 않은' 사람 직업을 떠나야 하는 노동자(하위 집단) 거의 절반 기본 시나리오 MGI, 포춘 보도
자격증을 요구하는 비율 성장 직업(일자리 기준) 약 85% 보고서 분석 MGI, 포춘 보도
원격 근무가 불가능한 비율 성장 직업(일자리 기준) 약 76% 보고서 분석 MGI, 포춘 보도
직업 전환 가능성 배수 저임금 노동자 대 고임금 노동자 7.6배 기본 시나리오 MGI, 피플매터스 보도

왜 중요한가: 질문이 '얼마나'에서 '어디로'로 바뀌었다

AI와 일자리 논쟁은 오랫동안 총량의 문제였다. 몇 퍼센트의 일자리가 사라지는가, 새로 생기는 일자리가 그보다 많은가. 이 보고서는 그 질문에 '총량은 괜찮다'고 답한 뒤, 진짜 문제는 사람과 일자리가 서로 다른 곳에 있다는 데 있다고 말한다. 보고서는 이를 "희소가 아니라 이동"이라고 표현했다. 직업 이동성이란 노동자가 기술·자격·지역·임금의 차이를 넘어 다른 직업으로 옮겨 가는 능력을 말한다.

이 관점이 중요한 이유는 정책의 단위를 바꾸기 때문이다. 총량이 문제라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답이다. 이동이 문제라면 다리를 놓는 것이 답이다. 같은 4,000만 개의 수요가 있어도 그 일자리가 다른 도시에, 다른 자격증 뒤에, 지금보다 낮은 첫 월급 뒤에 있으면 1,100만 명에게는 없는 것과 같다. 보고서는 이 과제가 "미국 역사상 가장 크고 오래 이어지는 노동력 전환을 요구할 수 있다"고 썼다.

시점도 나쁘다. CNN은 미국 노동시장이 2년째 '적게 뽑고 적게 내보내는' 정체 상태라고 전했다. 이동이 가장 많이 필요한 때에 사람들은 가장 덜 움직인다.

한국은 더 어려운 조건에서 같은 문제를 맞는다. 한국은행은 2025년 2월 'AI와 한국경제' 보고서에서 전체 일자리의 약 51%가 AI 대체 위험에 노출되어 있고, 국내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이중구조가 일자리 전환을 어렵게 만들며 특히 고령층에게 큰 어려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맥킨지가 미국에서 본 장벽 가운데 '자격'과 '임금'이 한국에서는 정규직·비정규직, 대기업·중소기업의 벽으로 더 높다.

지역의 벽도 이미 숫자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026년 9월 15일 공개한 'AI와 지역 노동시장' 분석에 따르면 2023년 이후 3년 동안 생성형 AI 노출도가 높은 직업의 취업자는 24만 7천 명 늘었고, 그 80.8%(19만 9천 명)가 수도권에서 늘었다. 에이전틱 AI 노출 직업에서 지난해 늘어난 10만 5천 명 중 88.3%도 수도권이었다. 반면 피지컬 AI 노출도는 경북·전남·충북·울산 등 비수도권이 높았고, 이 직업들의 취업자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에서 오랫동안 줄고 있다. 새 일은 서울에 생기고, 줄어드는 일은 지방에 있다. 맥킨지의 '76%는 원격 불가'가 한국에서는 '새 일자리의 80%는 수도권'으로 나타나는 셈이다.

장벽 미국(맥킨지 보고서) 한국(한국은행 분석)
기술 거의 절반이 큰 기술 격차·자격 요건에 막힘 일자리 약 51%가 AI 대체 위험에 노출(2025.2)
지역 성장 직업 약 76%가 원격 불가 생성형 AI 노출 직업 취업자 증가분의 80.8%가 수도권(2023~2026)
계층 저임금 노동자의 전환 가능성 7.6배 경직성·이중구조로 전환이 어렵고 고령층 부담이 큼
연령 교육 체계가 젊은 층 중심(보고서 저자 발언) 20대는 생성형·에이전틱 AI 노출 직업에서도 취업자 감소

인간에게 무엇이 달라지는가

직업은 평생 하나가 아니라 경로가 된다. 1,100만 명은 '실업자 수'가 아니라 '경로를 바꿔야 하는 사람 수'다. 이 차이는 개인에게 크다. 실업은 기다리면 끝나기도 하지만, 직업 전환은 무엇을 배울지, 어디로 이사할지, 몇 년의 낮은 임금을 감수할지 스스로 정해야 끝난다. 앞으로 한 사람의 경력은 직함의 목록보다 '어느 다리를 몇 번 건넜는가'로 설명될 가능성이 크다.

자격증이 새 성벽이 된다. 성장 직업의 85%가 자격증을 요구한다는 숫자는 양면적이다. 자격증은 품질을 지키는 장치지만, 직업을 떠나야 하는 사람에게는 통행료다. 계산원이 간호조무사가 되려면 시간과 돈이 들고, 그동안 수입이 없다. AI가 일을 빨리 바꿀수록 자격 제도의 속도가 그 사회의 이동 속도를 정한다. 자격을 짧은 단위로 쪼개 쌓게 하는 사회와, 몇 년짜리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밟게 하는 사회의 차이는 10년 뒤 실업률의 차이로 나타날 것이다.

몸이 있는 일로 무게가 옮겨 간다. 늘어나는 일은 병원, 공사 현장, 데이터센터처럼 몸이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일이다. AI가 대체 못하는 직업의 공통점을 다룬 글이 몸·관계·책임을 꼽은 것과 같은 방향이다. 문제는 사무직에서 현장직으로 가는 길이 사회적으로 '내려가는 길'처럼 느껴진다는 데 있다. 임금이 비슷해도 체면의 비용이 이동을 막는다. 이 비용은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가장 먼저, 가장 많이 움직여야 하는 사람이 가장 가진 것이 적다. 저임금 노동자의 전환 가능성이 고임금 노동자의 7.6배라는 것은, 재교육 기간을 버틸 저축이 가장 적은 사람이 가장 많이 옮겨야 한다는 뜻이다. 고임금 지식 노동자는 AI를 도구로 들고 같은 직업 안에 남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이동의 문제는 곧 분배의 문제다.

중년의 재설계가 표준이 된다. 보고서 저자 탕기 캐틀린은 교육 시스템이 대부분 젊은 층에 맞춰 발전해 왔다고 말했다(SBS Biz 인용 블룸버그). 그러나 옮겨야 할 사람의 상당수는 이미 일하는 중년이다. 40대 생존법을 다룬 글의 '경험을 지휘권으로 바꾸는 일'이 지식 노동자에게는 직업 안의 이동이라면, 계산대의 노동자에게는 직업 바깥으로의 이동이다. 그 길은 아직 거의 포장되어 있지 않다.

반론과 불확실성

첫째, 이것은 시나리오다. 600만~1,600만 명이라는 범위 자체가 불확실성의 크기를 말한다. AI 도입이 기업 안에서 예상보다 느리면 이동 필요 인원은 줄고, 에이전트가 사무 업무를 빠르게 가져가면 늘어난다. 맥킨지 같은 컨설팅사의 전망은 과거에도 방향은 맞고 속도는 틀린 경우가 많았다.

둘째, 우리는 원문이 아니라 보도로 숫자를 확인했다. 새로 생기는 수요(4,000만 대 4,100만)와 노동력 대비 비율(7% 대 6.5%)이 매체마다 다르고, 저임금 배수도 7.6배와 '8배'로 갈린다. 결론을 바꿀 정도의 차이는 아니지만, 세부 수치는 원문으로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셋째, 한국에 그대로 옮길 수 없다. 이 보고서는 미국 노동시장 모형이다. 한국은 고령화 속도가 더 빠르고, 직업 간 이동보다 같은 회사 안의 배치 전환 비중이 크며, 자영업 비중이 높다. 한국은행 수치와 나란히 놓은 표는 장벽의 종류를 비교하기 위한 것이지, 규모를 비교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한국판 '직업 이동 전망'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PRISM AGENDA의 시각

나는 이 보고서의 가장 큰 기여가 1,100만이라는 숫자가 아니라 7분의 1이라는 숫자라고 본다. AI 시대의 일자리 정책은 그동안 '일자리를 얼마나 지키는가'로 성과를 쟀다. 앞으로는 '건널 수 있는 다리가 몇 개인가'로 재야 한다. 일자리 총량이 충분해도 다리가 없으면 결과는 대량 실업과 같다.

한국은 미국보다 다리가 적은 상태에서 이 변화를 맞는다. 노동시장은 더 경직되어 있고, 새 일자리는 수도권에 몰리고, 자격과 학벌의 벽은 더 높다. 그래서 나는 정부와 기업이 AI 전환 계획을 낼 때 일자리 수와 함께 아래 네 가지를 함께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업 이동 4다리 점검(PRISM AGENDA 제안) 정의 관찰 지표 한계
기술 다리 줄어드는 직업의 기술로 갈 수 있는 성장 직업이 있는가 직업 쌍별 기술 중복도, 필요 재교육 기간 기술 중복도 자료가 한국에는 거의 없다
자격 다리 필요한 자격을 일하면서 짧은 단위로 쌓을 수 있는가 성장 직업 중 자격 필수 비율, 단기 이수 과정 수 자격 완화는 안전·품질 문제와 부딪힌다
지역 다리 성장 일자리가 사는 곳 근처에 생기는가 AI 관련 신규 취업자의 수도권 비중(현재 80.8%) 지역에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기업의 선택이다
소득 다리 옮기는 동안 생계가 유지되는가 전환 기간 소득 보전 수준, 첫 임금 대비 기존 임금 소득 보전은 재정 부담이 크다

네 다리 중 하나라도 끊겨 있으면 그 사람에게 '일자리는 충분하다'는 말은 의미가 없다. 이동은 개인의 의지 문제로 남겨 둘 일이 아니라, 다리를 놓는 사회의 기반 시설 문제다.

자주 묻는 질문

맥킨지는 AI 때문에 미국에서 일자리가 얼마나 사라진다고 봤나? 맥킨지 글로벌연구소는 2026년 9월 말 보고서에서 자동화로 2035년까지 미국의 노동 수요가 약 3,600만 개 줄지만, 성장으로 약 4,000만 개(포춘 보도 기준 4,100만 개)의 수요가 새로 생긴다고 봤다. 총량으로는 일자리가 늘어난다. 다만 약 1,100만 명(노동력의 약 7%)은 지금 직업을 완전히 떠나 다른 직업으로 옮겨야 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어떤 직업이 줄고 어떤 직업이 늘어나나? 보도에 따르면 줄어드는 쪽은 사무·행정 지원, 소매·판매, 운송·물류이고, 늘어나는 쪽은 의료, 건설, 관리직이다. 저임금 노동자가 직업을 바꿔야 할 가능성은 고임금 노동자의 7.6배로 추정됐다. 성장 직업의 약 76%는 원격으로 할 수 없는 현장 일이다.

맥킨지 보고서의 '이동이 문제'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일자리 총량은 부족하지 않지만, 사람이 그 일자리로 건너가기 어렵다는 뜻이다. 직업을 떠나야 하는 사람 7명 중 1명만 재교육이 적고 임금이 비슷한 성장 직업으로 곧장 갈 수 있고, 거의 절반은 기술 격차나 자격 요건에 막힌다. 성장 직업의 약 85%가 자격증을 요구한다. 그래서 정책의 초점이 일자리 창출에서 재교육·자격·지역·소득 보전 같은 이동 경로로 옮겨 가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요지다.

다음 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