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현상 · 13 min read

AI 슬롭의 자원 비용: 5초 영상 한 편의 전기와 물

쏟아지는 AI 영상·음악·이미지에 드는 돈과 전기, 물을 공개된 측정값으로 따진다. 즐거움에 쓰는 자원은 낭비인가, 새 여가인가.

로즈 핑크 듀오톤 동판화풍으로 그린 축제 무대. 거대한 기계 극장에서 똑같은 실크해트 인형들이 줄지어 걸어 나오며 그림 카드를 뿌리고 군중이 환호하는데, 무대 뒤에서는 일꾼들이 에메랄드빛 동전을 화로에 퍼 넣고 에메랄드빛 물레방아가 강물을 퍼 올리는 팝아트 판화

핵심 요약

  • AI 콘텐츠는 이미 공급의 큰 몫이다. 음악 서비스 디저에는 2026년 6월 하루 약 9만 곡의 AI 생성곡이 올라와 신규 업로드의 절반을 넘었다. 그런데 실제 재생에서 차지하는 몫은 1~3퍼센트다(디저, 회사 측 집계).
  • 자원 비용은 종류에 따라 자릿수가 다르다. 구글이 밝힌 제미나이 글 답변 한 번은 0.24와트시, 허깅페이스 연구진이 잰 공개 영상 모델의 5초짜리 영상 한 편은 약 90~415와트시다(구글, 허깅페이스). 둘은 측정 범위가 다른 추정치다.
  • 이 글의 관점: 즐거움에 자원을 쓰는 것은 낭비가 아니다. 아무도 보지 않을 것을 만드는 데 쓰는 것이 낭비다. 문제는 그 비용이 요금에도 화면에도 표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새 계정으로 유튜브 쇼츠를 켜고 500편을 넘기면 그중 104편이 AI가 만든 영상이다. 웃고 넘기는 데 3초가 걸리지 않는다. 그 3초를 위해 어딘가에서 전기와 물과 칩이 쓰였다. 이 글은 AI 콘텐츠의 자원 비용이 실제로 얼마인지, 그것을 낭비라고 불러야 하는지 따져 본다.

현황: 얼마나 쏟아지고 있나

AI 슬롭은 조회수나 수익을 노리고 자동화 도구로 대량 생산한 저품질 콘텐츠를 가리키는 말이다. 규모를 보여 주는 조사는 다음과 같다.

조사 대상 수치 시점
캡윙 새 유튜브 계정에 뜬 첫 쇼츠 500편 AI 생성 104편, 약 21퍼센트 2025년 11월
캡윙 나라별 인기 상위 100개 채널, 총 1만 5천 개 AI 슬롭 채널 278개. 누적 조회 약 630억 회, 연 수익 추정 약 1억 1,700만 달러 2025년 11월
캡윙 위 채널 중 한국 기반 11개 누적 조회 84억 5천만 회, 조사국 중 1위 2025년 11월
디저 하루 신규 업로드 전체 AI 생성곡 약 9만 곡, 절반 이상 2026년 6월
디저 전체 재생 수 AI 생성곡 비중 1~3퍼센트 2026년 7월 발표

출처: 캡윙, 디저. 캡윙은 영상 편집 도구 회사이고 계정 하나로 한 실험이라 표본이 작다. 수익은 외부 통계 사이트 기반 추정이다. 디저 수치는 자체 탐지 도구로 센 회사 측 집계다.

플랫폼은 금지 대신 표시와 수익 차단으로 대응한다. 유튜브는 2026년 7월 16일 수익 창출이 안 되는 콘텐츠를 세 가지로 명시했다. 틀에 찍어 낸 반복 영상, 고통받는 동물 같은 장면으로 감정을 조작하는 영상, 금융·법률·의료를 다루는 AI 가상 인물이다(TechCrunch). 디저는 AI 생성곡에 꼬리표를 붙이고 추천에서 빼며, 2025년 AI 생성곡 재생의 최대 85퍼센트가 조작이었다며 정산에서 제외했다. 스포티파이는 2025년 9월까지 1년 동안 스팸성 음원 7,500만 곡 이상을 지웠다고 밝혔다(Music Business Worldwide).

한 편에 드는 전기, 물, 돈

공개된 측정값을 한 표에 놓는다. 측정 주체와 범위가 서로 달라서 정밀한 비교가 아니라 자릿수 비교로 읽어야 한다.

작업 전력 누가, 무엇을 쟀나
글 답변 1회 0.24Wh 구글, 제미나이 앱 중앙값. 칩·서버·대기 장비·데이터센터 부대 전력 포함
글 답변 1회 약 0.03~1.9Wh MIT 테크놀로지 리뷰, 공개 모델 라마 소형~대형. GPU 측정값을 두 배 한 추정
이미지 1장 약 0.6~1.2Wh MIT 테크놀로지 리뷰, 스테이블 디퓨전 3 미디엄. 같은 방식
영상 약 5초 90.5Wh 허깅페이스, WAN2.1 1.3B 모델, 720p. 서버 한 대의 GPU·CPU·메모리
영상 약 5초 415.1Wh 허깅페이스, WAN2.1 14B 모델, 720p. 같은 범위
영상 5초 약 940Wh MIT 테크놀로지 리뷰, CogVideoX. GPU 측정값을 두 배 한 추정
영상 스트리밍 1시간 약 77Wh IEA, 2019년 기준. 데이터센터·통신망·시청 기기 포함

출처: 구글, MIT 테크놀로지 리뷰, 허깅페이스, IEA. MIT 테크놀로지 리뷰 수치는 기사에 줄 단위로 실린 값을 와트시로 환산했다. 모두 추정치다.

세 가지가 보인다. 첫째, 영상은 글보다 수백 배에서 수천 배 비싸다. 허깅페이스 연구진은 영상 생성이 이미지의 약 30배, 글 생성의 약 2,000배라고 정리했다. 둘째, 길이와 해상도를 늘리면 전력은 제곱으로 는다. 셋째, 같은 5초 영상도 모델에 따라 열 배가 갈린다. 소라나 비오 같은 상용 모델은 전력을 공개하지 않아 이 표에 없다.

물. 구글은 제미나이 글 답변 한 번에 물 0.26밀리리터, 다섯 방울쯤이 든다고 밝혔다. 영상 한 편에 드는 물을 직접 잰 공개 수치는 찾지 못했다. 총량으로는 에너지 조사기관 리스타드가 데이터센터의 직접 냉각수 소비를 2025년 2,220억 리터, 2030년 최대 6,440억 리터로 전망했다(Down To Earth). 발전 과정에서 쓰는 간접 물은 빠진 수치이고, AI 콘텐츠 몫만 따로 떼어 낸 자료는 없다.

돈. 가격표는 이 차이를 꽤 정직하게 반영한다.

상품 요금 8초 영상 한 편
구글 비오 3.1 라이트, 720p 초당 0.05달러 0.40달러
구글 비오 3.1 패스트, 720p 초당 0.10달러 0.80달러
구글 비오 3.1 스탠더드, 720p·1080p 초당 0.40달러 3.20달러

출처: 구글 제미나이 API 요금표, 2026년 10월 확인. 개발자용 요금이며 구독 상품의 크레딧과는 다르다.

오픈AI의 소라는 반대 사례다. 2025년 가을 하루 30편을 무료로 주며 출발했고, 책임자 빌 피블스는 GPU가 모자라 무료 한도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Engadget). 2026년 3월 24일 오픈AI는 앱 종료를 발표했다. 출시 약 여섯 달 만이고, 앱 안 결제 누적 매출은 약 210만 달러로 보도됐다(TechCrunch). 회사는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공짜 영상의 비용을 누군가는 내고 있었다.

왜 중요한가: 비례를 맞춰 보기

숫자는 놓는 자리에 따라 크게도 작게도 보인다.

작게 보는 자리. 415와트시는 IEA 기준으로 영상 스트리밍 다섯 시간 남짓과 같다. 범위가 달라 어림셈이다. 작은 모델이라면 한 시간 남짓이다. 그리고 생성은 한 번이고 시청은 여러 번이다. 조회 수가 백만이면 한 번 볼 때의 생성 비용은 사실상 0에 가깝다.

크게 보는 자리. 글 답변과 견주면 영상 한 편은 제미나이 답변 수백 번에서 천 번을 넘는 분량이다. 사람은 한 편을 얻으려고 여러 번 다시 뽑고, 대량 생산 채널은 하루에 수십 편을 올린다. 총량도 움직인다. IEA는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24년 약 415테라와트시에서 2030년 약 945테라와트시로 늘 것으로 본다(IEA). 그 가운데 오락용 생성이 얼마인지는 누구도 공개하지 않았다.

정리하면 한 편은 작고, 합계는 모르며, 방향은 위쪽이다. AI 데이터센터 전력 비용을 다룬 글에서 본 것처럼 그 합계의 일부는 구독료가 아니라 지역 전기요금과 전력망 보강비로 청구된다.

인간에게 무엇이 달라지는가

만드는 값이 0에 가까워지면 고르는 값이 오른다. 디저의 두 숫자가 이를 보여 준다. 올라오는 곡의 절반이 AI인데 듣는 것은 1~3퍼센트다. 공급은 폭발했고 주의는 그대로다. 부족한 것은 콘텐츠가 아니라 시간이고, 그 시간을 지키는 일이 이용자 몫이 됐다. 인간의 데이터와 AI의 데이터를 다룬 글에서 말한 고르는 손의 문제가 여가에서도 되풀이된다.

여가의 비용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겨 간다. 게임기나 텔레비전의 전기는 내 집 계량기에 찍힌다. AI 생성의 전기는 남의 동네 데이터센터 계량기에 찍힌다. 정액 구독과 무료 한도 안에서는 한 번 더 뽑는 값이 0으로 보인다. 값이 0으로 보이면 사람은 필요한 만큼이 아니라 가능한 만큼 쓴다.

창작자의 경쟁 상대가 달라진다. 캡윙이 추정한 슬롭 채널 278개의 연 수익 1억 1,700만 달러는 같은 광고 예산에서 나온다. 수익 차단 정책은 이 몫을 되돌리려는 시도지만, AI를 쓴 정성 들인 작업과 찍어 낸 영상을 가르는 선은 플랫폼의 재량에 달려 있다.

반론과 불확실성

첫째, 측정값의 신뢰 범위가 넓다. 허깅페이스 수치는 공개 모델을 최적화 없이 돌린 값이고 데이터센터 냉각 전력은 빠져 있다. 상용 서비스는 더 효율적일 수도, 더 큰 모델이라 더 많이 쓸 수도 있다. 구글 수치는 회사가 스스로 낸 것이고 글 답변만 다룬다.

둘째, 효율은 빠르게 좋아진다. 구글은 글 답변 한 번의 전력이 1년 사이 33분의 1로 줄었다고 밝혔다. 영상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면 오늘의 숫자는 곧 낡는다. 다만 싸지면 더 많이 쓰는 경향은 지금까지 한 번도 꺾이지 않았다.

셋째, 슬롭이라는 말에는 취향 판단이 섞여 있다. 누군가에게 쓰레기인 영상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하루의 웃음이다.

PRISM AGENDA의 시각

나는 즐거움에 자원을 쓰는 일을 낭비라고 보지 않는다. 인간은 늘 그렇게 해 왔다. 밤새 켜 둔 게임기도, 불꽃놀이도 생존에는 필요 없다. 비싼 취미일 수는 있어도 잘못은 아니다.

내가 낭비라고 부르는 것은 다른 곳에 있다. 아무도 보지 않을 것을 만드는 데 쓰는 자원이다. 업로드의 절반이 AI 음악인데 재생은 1~3퍼센트이고 그마저 상당수가 조작이라면, 그 곡들은 누구의 즐거움도 아니었다. 추천 알고리즘을 속이려고 찍어 낸 영상도 마찬가지다. 여가는 누군가 즐길 때 여가다.

이 낭비는 도덕이 아니라 가격으로 줄어든다고 본다. 소라의 무료 한도가 줄고 앱이 닫힌 것, 비오가 초 단위로 값을 매기는 것은 비용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여기에 하나가 더 필요하다. 생성 한 번의 전력과 물을 회사가 공개하는 것이다. 구글이 글 답변에서 한 일을 영상과 음악에서도 해야 한다. 숫자가 화면에 보이면 사람은 스스로 고른다. 빅테크가 한 해 설비에 약 7,250억 달러를 쓰는 시대에 그 정도 공개는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자주 묻는 질문

AI 영상 한 편을 만드는 데 전기가 얼마나 드나? 모델에 따라 크게 다르다. 허깅페이스 연구진이 2025년 공개 모델로 잰 값은 720p 약 5초 영상 한 편에 90.5와트시에서 415.1와트시였다. 서버 한 대의 전력만 센 값이고 데이터센터 냉각은 빠져 있다. 소라, 비오 같은 상용 모델의 전력은 공개되지 않았다.

AI 영상 생성은 유튜브나 넷플릭스 시청보다 전기를 많이 쓰나? 만드는 순간만 보면 그렇다. IEA는 2019년 기준 영상 스트리밍 한 시간의 전력을 기기와 통신망까지 합쳐 약 77와트시로 추정했다. 공개 모델로 5초 영상을 한 편 만드는 전력은 스트리밍 약 한 시간에서 다섯 시간 분량에 해당한다. 다만 한 번 만든 영상을 많은 사람이 보면 한 번 시청당 생성 비용은 매우 작아진다.

플랫폼은 AI 슬롭에 어떻게 대응하나? 금지보다 표시와 수익 차단을 쓴다. 유튜브는 2026년 7월 반복 양산 영상, 감정 조작 영상, 민감 주제를 다루는 AI 가상 인물을 수익 창출 대상에서 뺐다. 디저는 AI 생성곡에 꼬리표를 붙이고 추천에서 제외하며 조작된 재생을 정산에서 뺀다.

다음 질문

  • 생성 한 번의 전력과 물을 화면에 표시하게 하면 사람들의 사용량은 실제로 달라지는가.
  • 아무도 듣지 않는 곡과 보지 않는 영상을 보관하는 비용은 누가, 언제까지 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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