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AGI: AI가 AI를 만드는 시대, 대체는 무형에서 온다
AI가 프론티어 모델을 개발하는 지금, 낮은 수준의 AGI는 이미 곁에 있다. 물리 제품은 늦춰지고 모델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영역을 넓힌다.

핵심 요약
- 2026년 프론티어 AI 연구소에서는 AI가 AI를 만든다. 앤스로픽은 자사 코드의 "큰 비율"을 AI가 쓰고 연구자는 검토와 지휘로 옮겨 갔다고 밝혔고, 구글 딥마인드는 "코드가 관련된 거의 모든 일"에 AI를 쓴다. 메타는 이전 세대 모델이 다음 세대의 학습 데이터를 채점하는 자기 개선 루프로 모델을 만들었다(METR).
- 운영자의 전망: 낮은 수준의 AGI는 이미 우리 곁에 있다. 다만 사람 눈에 띄는 물리 제품(로봇, 자율주행, 안경)은 안전·책임·프라이버시 때문에 늦춰지고, 그사이 AI는 코드·문서·상담·번역 같은 무형의 영역에서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인간을 대체하고 있다.
-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한다. AI 노출도가 높은 직종의 22~25세 고용은 덜 노출된 직종 대비 19% 뒤처졌고, 이 격차는 1년 전 15%에서 벌어졌다(스탠퍼드). 실업 대란은 없다. 그것이 오히려 이 변화가 보이지 않는 이유다.
AGI가 왔는지 묻는 사람들은 대개 하나의 사건을 기다린다. 어느 날 발표되고, 어느 날 세상이 달라지는 순간. PRISM AGENDA의 운영자는 그 기다림이 질문을 잘못 잡았다고 본다. 기능적 AGI 글에서 AGI는 특정 모델이 아니라 삶에 스며든 정도라고 썼다. 이 글은 그 다음 질문을 다룬다. 스며든다면 어디로 먼저 스며드는가, 그리고 왜 우리는 그것을 보지 못하는가.
무슨 일이 있었나: AI가 AI를 만들기 시작했다
2026년 상반기, AI 안전 평가기관 METR은 프론티어 연구소 세 곳이 자사 연구개발에 AI를 얼마나 쓰는지 조사했다(METR 프론티어 리스크 보고서).
| 연구소 | 회사가 밝힌 내용 (2026년 2~3월) |
|---|---|
| 앤스로픽 | 회사 코드의 “큰 비율”을 AI가 작성. 1월 말~3월 말 사이 AI가 쓴 병합 코드 비율이 눈에 띄게 증가. 연구자의 일은 “코드 검토와 코딩 에이전트 지휘”로 이동 |
| OpenAI | AI 보조가 “일상 연구개발 워크플로 전반에 내장”. 코딩·디버깅·실험 진단에 에이전트 광범위 사용, 평가·학습 파이프라인에서 모델이 채점자 역할 |
| 구글 딥마인드 | 학습 데이터 생산, 평가 프레임워크, 알고리즘 구현, 핵심 인프라 코드까지 “코드나 설정이 관련된 거의 모든 일”에 AI 사용 |
출처: METR. 회사가 자진 보고한 내용이며 METR이 독립 검증한 수치는 아니다.
METR은 두 가지를 덧붙였다. 세 회사 중 어느 곳도 이 기간에 엄격한 인간 감독 요건을 두지 않았고, 에이전트들은 “인간 직원과 비슷한 권한과 감독 아래” 실제 연구 과제를 자율적으로 수행했다. 다만 전략적 판단력은 인간 전문가보다 훨씬 약했다.
더 나아간 사례는 메타다. 9월 초 공개된 뮤즈 스파크 1.3은 이전 세대 모델이 어려운 문제를 만들고, 다음 세대가 풀고, 이전 세대가 채점해서 학습 데이터를 만드는 자기 개선 루프로 훈련됐다. 그 결과 저장소 버그 수정 벤치마크에서 한 세대 만에 59.3%에서 75.4%로 16%p가 올랐다(TechTimes). 모델을 만드는 과정의 핵심 단계인 데이터 생성과 채점을 사람이 아니라 모델이 한 것이다.
METR의 별도 예측 모델은 2026년 1월 기준 AI 연구개발의 25~50%가 자동화됐다고 추정하고, 현재 추세가 이어지면 2032년 무렵 99%에 이른다고 본다(METR). 저자 스스로 날짜에 대한 확신은 낮다고 했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왜 중요한가: 두 개의 속도
여기서 이 글의 핵심 주장이 나온다. AI가 세상에 들어오는 속도는 하나가 아니다. 두 개다.
| 무형의 영역 | 물리의 영역 | |
|---|---|---|
| 무엇 | 코드, 문서, 번역, 상담, 분석, 채점, 설계 | 로봇, 자율주행, 안경, 가전, 의료기기 |
| 실패의 비용 | 되돌릴 수 있다. 파일을 고치면 된다 | 되돌릴 수 없다. 사람이 다친다 |
| 규제 | 거의 없음. 약관과 내부 정책 | 제조물 책임, 안전 인증, 개인정보법, 보험 |
| 도입 주체 | 개인과 팀이 조용히 결정 | 회사, 규제기관, 사회가 공개적으로 결정 |
| 눈에 보이는가 | 보이지 않는다. 결과물만 남는다 | 보인다. 거리와 집 안에 있다 |
| 2026년 속도 | 빠르다 | 늦춰지고 있다 |
무형의 영역에서 AI를 쓰는 결정은 개인이 내린다. 개발자가 에이전트에게 코드를 맡기고, 변호사가 계약서 검토를 맡기고, 번역가가 초벌을 맡긴다. 아무도 허가를 받지 않고, 아무도 발표하지 않는다. 물리의 영역은 반대다. 로봇 하나를 집에 들이는 데 제조물 책임, 개인정보, 보험, 안전 인증이 모두 얽힌다. 피지컬 AI 글에서 가정용 로봇이 한 세대 가까이 걸릴 것으로 본 이유가 이것이다.
두 속도의 차이가 만드는 결과가 있다. 사람들은 물리의 영역을 보며 “아직 멀었다”고 판단하고, 그사이 무형의 영역에서는 대체가 끝나 간다.
무형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대체
스탠퍼드 디지털경제연구소는 미국 급여 처리 회사 ADP의 2,600만 명 급여 데이터로 AI의 고용 효과를 추적한다. 2026년 8월 갱신판의 결론은 제목에 있다. “광범위한 대체는 없다. 그러나 젊은 노동자의 AI 고용 격차는 19%로 벌어졌다”(스탠퍼드).
| 지표 | 수치 | 기간·대상 |
|---|---|---|
| AI 노출 직종 22~25세 고용, 덜 노출된 직종 대비 격차 | 19% 뒤처짐 (1년 전 15%) | 2026년 6월 기준 |
| AI 노출 상위 40% 직종 22~25세 고용 | 11% 감소 | 2022년 11월~2026년 6월 |
| AI 노출 하위 60% 직종 22~25세 고용 | 10% 증가 | 같은 기간 |
| 22~25세 소프트웨어 개발자 고용 | 정점 대비 약 20% 감소 | 30세 이상 개발자는 계속 증가 |
출처: 스탠퍼드 디지털경제연구소, ADP 급여 데이터 2,600만 명. 미국 기준.
이 표에서 읽어야 할 것은 숫자보다 모양이다. 실업률은 오르지 않았다. 30세 이상 개발자는 늘었다. 해고 뉴스도 드물다. 대체는 “있던 사람을 내보내는” 방식이 아니라 “새로 뽑지 않는” 방식으로 일어난다. 신입이 하던 일, 곧 정형화된 코드, 초벌 번역, 문서 정리, 1차 상담이 AI로 가고, 그 자리는 조용히 사라진다. AI 감원 글에서 기업들이 AI 감원을 “구조조정”으로 부른다고 썼는데, 채용을 줄이는 것은 그 이름조차 필요 없다.
개인 차원의 증언도 같다. 타임이 인터뷰한 한 번역가는 수입이 절반으로 줄었고 일의 95%가 AI 번역의 오류 교정이 됐다(TIME). 한 대형 로펌은 AI로 프로젝트 비용을 반으로 깎았다. 두 경우 모두 아무도 해고되지 않았고, 아무것도 발표되지 않았다.
물리의 영역에서 늦춰지는 혁신
같은 2026년, 몸을 가진 AI는 반대 방향의 뉴스를 만들었다.
- 유럽연합은 6월 AI법의 고위험 시스템 의무 적용을 16개월 늦췄다(2026년 8월 → 2027년 12월). 규제 제품에 내장된 AI는 12개월 연장됐다. 이유는 “기술 표준과 지침 개발이 예상보다 느려서”였다(Morgan Lewis).
- 가정용 로봇은 제조물 책임과 프라이버시 소송의 새 전선이 됐다. 집 안에서 로봇이 사람을 다치게 하면 누가 책임지는지, 로봇의 카메라가 찍은 영상은 누구 것인지에 대한 판례가 없다(Legal 500).
- 자율주행은 유료 서비스가 시작된 뒤에도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의 감사를 받고 있다.
이것들은 나쁜 뉴스가 아니다. 사람이 다칠 수 있는 영역에서 규제와 책임을 먼저 정하는 것은 사회의 일이다. 그러나 이 신중함은 한쪽에만 적용된다. 로봇이 컵을 떨어뜨리는 것은 규제하지만, 에이전트가 신입의 일을 가져가는 것은 규제하지 않는다. 전자는 보이고 후자는 보이지 않는다.
인간에게 무엇이 달라지는가
“AGI가 왔나”라는 질문이 무의미해진다. AI가 자기 후속 모델의 데이터를 만들고 채점하고 코드를 쓰는 지금, 남은 질문은 “어디까지 왔나”가 아니라 “어디에 있나”다. 답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이다.
사다리의 첫 칸이 사라진다. 스탠퍼드 데이터의 가장 무거운 함의는 고용 총량이 아니라 진입이다. 신입이 하던 일이 AI로 가면 신입은 배울 기회를 잃고, 10년 뒤 숙련자는 어디서 오는가. 인지적 항복 글에서 배움의 문제를 다뤘는데, 이것은 개인의 학습이 아니라 직업 사회 전체의 학습 경로가 끊기는 문제다.
속도의 비대칭이 격차를 만든다. 무형의 영역에서 일하는 사람은 지금 변화의 한복판에 있고, 물리의 영역에서 일하는 사람은 아직 멀리 있다. AI 양극화 글에서 말한 격차의 축이 하나 더 생긴다. 자본이나 학력이 아니라 내 일이 파일로 되어 있는가, 손으로 되어 있는가다.
규제의 초점이 어긋나 있다. 사회의 규제 역량은 로봇, 자율주행처럼 보이는 것에 쏠려 있다. 정당한 일이지만, 지금 가장 큰 변화인 무형 노동의 대체에는 규제도, 통계도, 이름도 없다.
반론과 불확실성
첫째, 프론티어 연구소의 AI 활용은 회사 자진 보고다. METR도 독립 검증하지 않았다. “큰 비율”이라는 표현의 실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고, AI가 쓴 코드가 곧 AI가 연구를 한다는 뜻은 아니다. METR 스스로 에이전트의 전략적 판단력이 인간보다 훨씬 약하다고 했다.
둘째, 스탠퍼드 데이터는 상관관계다. 22~25세 고용 감소가 AI 때문인지, 금리와 경기 때문인지 완전히 분리되지 않는다. 연구진은 여러 대안 설명을 검토해 AI 노출도가 가장 일관된 설명이라고 했지만, 확정은 아니다. 그리고 미국 데이터다.
셋째, METR의 2032년 예측은 단순 모델이며 저자도 날짜에 확신이 낮다고 했다. 컴퓨팅 성장이 둔화되면 크게 늦어진다.
넷째, 물리 영역의 지연은 영원하지 않다. 창고와 공장에서는 이미 로봇이 일하고, 유럽의 연장은 폐기가 아니라 시간 확보다. “두 속도”는 몇 년 뒤 좁혀질 수 있다.
PRISM AGENDA의 시각
나는 낮은 수준의 AGI가 이미 우리 곁에 있다고 본다. 특정 모델이 어느 시험을 통과했기 때문이 아니다. AI가 AI를 만드는 루프가 세 개의 프론티어 연구소에서 돌고 있고, 그 루프에서 사람의 역할이 “쓰는 사람”에서 “검토하는 사람”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자기 후속을 만드는 시스템을 뭐라고 불러야 할지 나는 다른 말을 찾지 못했다.
그런데 이 AGI는 사람들이 상상한 모습이 아니다. 거리를 걷지도, 집에서 빨래를 개지도 않는다. 그런 일은 안전과 책임과 프라이버시라는 정당한 이유로 늦춰지고 있고, 앞으로도 한동안 늦춰질 것이다. 나는 그 지연이 옳다고 본다. 사람이 다칠 수 있는 곳에서는 느려야 한다.
문제는 사람들이 그 느린 쪽을 보며 전체 속도를 판단한다는 것이다. “로봇이 아직 빨래도 못 개는데 AGI는 멀었다”는 말은 절반만 맞다. 빨래는 못 개지만, 그 로봇을 만드는 코드는 이미 AI가 쓴다. 그리고 신입 개발자, 초벌 번역가, 1차 상담원, 문서 정리 담당자의 자리는 아무 발표도 없이 채워지지 않고 있다. 스탠퍼드가 “광범위한 대체는 없다”고 쓴 것이 나에게는 가장 무서운 문장이다. 대체가 없어서가 아니라, 대체가 통계에 잡히지 않는 형태로 일어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내가 바라는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무형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변화에도 이름과 숫자를 붙이는 것이다. 로봇 사고에 판례를 만드는 만큼의 관심을, 사라지는 신입 자리에도 두어야 한다. 다른 하나는 개인의 준비다. 내 일이 파일로 되어 있다면, 나는 이미 변화의 한복판에 있다. 로봇이 집에 오기를 기다리며 판단을 미룰 시간이 없다.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오는 것은 보통 도착한 뒤에야 보인다.
자주 묻는 질문
AGI는 이미 왔나? 정의에 따라 다르다. 하나의 사건으로서의 AGI는 오지 않았다. 그러나 2026년 프론티어 연구소 세 곳은 자사 모델 개발의 상당 부분(코드 작성, 데이터 생성, 채점)을 AI에 맡기고 있고, METR은 AI 연구개발의 25~50%가 자동화됐다고 추정한다. 이 글은 이것을 “낮은 수준의 AGI가 이미 무형의 영역에서 작동하는 상태”로 본다.
AI가 일자리를 없애고 있다는 증거가 있나? 전면적 실업 증거는 없다. 스탠퍼드가 ADP 급여 데이터 2,600만 명을 분석한 결과, 실업률 상승은 없었지만 AI 노출도가 높은 직종의 22~25세 고용은 덜 노출된 직종보다 19% 뒤처졌고, 2022년 11월 이후 11% 줄었다. 대체는 해고가 아니라 신규 채용 감소로 나타난다. 미국 데이터이며 인과관계가 완전히 확정된 것은 아니다.
왜 로봇과 자율주행은 늦어지는가? 사람이 다칠 수 있어서다. 제조물 책임, 안전 인증, 개인정보, 보험이 얽히고 판례가 없다. 유럽연합은 2026년 6월 AI법의 고위험 의무를 16개월 연장했다. 정당한 신중함이지만, 되돌릴 수 있는 코드와 문서에는 같은 제동이 없어 두 영역의 속도 차이가 벌어진다.
다음 질문
- 사다리의 첫 칸: 신입이 하던 일을 AI가 하면 10년 뒤 전문가는 어디서 오는가.
- 보이지 않는 것에 이름 붙이기: 채용 부재를 측정하는 통계는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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